재미있고 감동적인 청소년 소설 "아몬드"
2019년에 창비문학상을 타고 100만부 판매, 20개국 번역에 빛나는 아몬드.
직업상 어린이 소설도 읽고 청소년 소설도 읽지만 아쉬움이 많은데,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인 그리고 잘 쓰여진 소설을 읽어서 행복했다.
나중에는 눈물까지 뚝뚝 흘리면서 읽을 수 있었는데 소설 좋아한다면 강추.
보통은 중학생 이상에게 추천하는 거 같은데, 책 좀 읽었다면 5, 6학년도 가능할 듯.
워낙 흡입력이 강한 소설이라 책 읽는 거 안 좋아해도 재미있을 거 같은데,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중학교 1학년생은 읽을 만 했다 정도의 평가. -_-
그러나 소설을 좋아하는 다른 학생은 너무 재미있었다며 좋아했다.
(그런데 왜 책 내용을 제대로 기억을 못 하는 거니? 얘들아 읽은 거 맞지?)

나름 대학까지 다닌 엄마는 가진 거 없고 배운 거 없는 남자를 만나 결혼한다.
그러나 아들 윤재를 낳고 얼마 안 돼서 아빠는 사고로 죽고 만다. ㅠ_ㅠ
게다가 아들 윤재 역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라 혼자 키우기가 쉽지 않음.
결국 연 끊고 살던 할머니에게 연락을 하게 되고 윤재는 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산다.
주인공은 할머니를 '할멈'이라고 부르는데 할머니는 또 윤재를 괴물이라고 부른다.
할머니에게 애정을 못 느끼는 호칭이지만 그또한 받아들이는 할머니라 더 멋있음.
엄마는 윤재를 사람답게 살게 하기 위해서 희로애락애오욕을 열심히 가르친다.
감정을 학습으로 익히기에는 쉽지 않고 문제도 종종 일으키지만 잘 버텨냄.
그러나 뜻밖의 묻지마 살인으로 인해 윤재의 엄마는 중태에, 할머니는 돌아가신다.
이런 상황에서도 윤재는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고아 아닌 고아가 된다. ㄷㄷ
그래도 인복이 있는 거니 그를 도와주는 건물주 심 박사가 있어서 다행.
엄마가 깨어나기를 기다리면서 그럭저럭 고등학교에까지 입학을 한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불량스러운 '곤'을 만나게 되는데 마치 운명같은 만남.
물론 동성인데 곤으로 인해 사람에 대해 궁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곤'은 장자에 나오는 단어를 차용한 게 아닐까 싶은데, 바로 온 세상을 의미함.
윤재에게는 엄마와 할멈 이외의 세상밖에 없었는데 드디어 세상을 배운 것.
우정이라는 새로운 감정을 배우면서 곤과 가까운 듯 먼 듯 감정을 나누게 된다.
또다른 캐릭터 '도라'도 만나게 되는데 육상선수를 꿈꾸는 여학생. ㄷㄷ
도라를 알게 되면서 윤재는 비로소 모든 감정을 배우게 되는 느낌적인 느낌.
흔치 않은 그 이름 역시 원래의 사람처럼 "돌아간다"라는 의미를 가졌을 듯.
주인공 이름이 그렇게 평범한데 나머지 두 캐릭터가 그런 건 다 이유가 있을 테니.
이후 한껏 삐뚤어진 곤을 구하기 위해 윤재는 목숨을 걸고 엄마도 깨어난다.
그리고 불치병일 줄만 알았던 감정불능도 비소로 고쳐지게 된다.
사실 병이 고쳐질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곤에 대한 감정 때문에 눈물이 줄줄.
소설에 구체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곤에 대한 감정이 가득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마 자신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곤을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도 되는 게 아니었을까.
또 나중에 깨어난 엄마를 만났을 때 흐르는 눈물 역시 그렇기도 하고. ㅎㅎ
지금 이 리뷰를 쓰면서도 괜히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서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사실 청소년 대상 소설도 한없이 가벼운 게 많아서 읽기도 싫었는데,
"아몬드"는 괜히 상 받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며 작가가 부러워지기도 했다.
요런 참신한 아이디어와 감동적인 서사를 아무나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서도.
아이와 부모가 같이 읽어도 좋고 각각 읽어도 좋은 책이라 완전 강추하고 싶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