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5월 22일 일본 영화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줄거리를 보다가 이전에 본 영화 '러브 앳'이 생각났는데 역시나 리메이크작.
일본은 애니에 소설에 영화화하기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 굳이 리메이크를? 싶긴 하다.
'러브 앳'을 너무 재미있고 연기력이 중요한 영화라 어떨지 궁금한데 흠...

우리나라에서는 유럽 영화를 보기 힘들지만 유럽 영화는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
특히 돈을 처바르지 않아도 뛰어난 연출과 연기력을 발휘하는 작품이 많은데,
'러브 앳' 역시 독특한 줄거리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잘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다.
고등학교 시절 첫눈에 반한 올리비아와 라파엘은 결혼까지 하게 된다.
알콩달콩하면서 올리비아는 피아니스트로, 라파엘은 소설가로의 꿈을 키워나간다.
이 부분은 빨리감기처럼 빠르게 지나가서 앞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 지 궁금해짐.
라파엘은 고등학교 때부터 준비하던 소설을 출간해 호평을 받고 스타 작가가 된다.
요즘은 글로벌 시대라 책 한 권으로도 이 정도 인기와 돈을 벌 수도 있을 거 같은 느낌.
바쁜 일정을 보내는 라파엘은 아내는 잊어버리고 온갖 스케줄에 정신이 없다.
그동안 생활비를 버느라 올리비아는 꿈과 점점 멀어지고 만다.
돈 때문이었는지 애정이 사라지면서 음악에 열정을 잃은 건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예술은 연습량이 절대적인만큼 올리비아가 일하느라 결국 꿈을 포기한 게 아닌가 싶다.
라파엘은 올리비아에게 조금씩 멀어지고 올리비아는 한없이 서운해 한다.
게다가 새로 쓴 작풍을 읽어보니 자신이라고 생각됐던 여주는 결말에 죽어버림. -_-
이래저래 더더욱 슬픔에 빠지는데 이제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 것인가!
올리비아와 크게 싸운 라파엘은 술을 잔뜩 마시고 다음 날 일어나는데,
헐... 다른 차원(평행세계, 멀티버스 같은)에 오게 된 것이다. ㄷㄷ
이 세계에서 라파엘은 여자 밝히는 중학교 문학선생님이고, 올리비아 유명 피아니스트.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라파엘은 돌아갈 방법을 찾지만 쉽지 않다.
보통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게 꽤 시간이 걸리는데, 러브 앳 에서는 매우 간결.
아마 라파엘의 환경은 변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같은데, 어쨌든 영화는 더욱 흥미진진.
다른 차원에서 라파엘은 탁구 마니아인데, 탁구를 안 치는 라파엘은 잘 칠 리가 없음.
이 사실을 보고 친구 펠릭스는 라파엘을 믿어주고, 그를 돕기로 한다.
자신의 세상에 돌아가고 싶지만 올리비아를 사랑하는 라파엘은 그녀를 그리워한다.
일단 만나기 위해 전기작가로 사기를 치면서 접근하는데, 그가 알던 그녀가 아님. -_-
다행히 친구 펠릭스가 꾸준하게 도와주면서 둘은 가까워지고 예전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실 이 세계의 올리비아에게는 동업자이자 남친인 마크가 있다. ㄷㄷㄷ
그러나 라파엘은 매우 매력적이고 재치와 센스가 있어서 안 반할 수가 없는 상황.
올리비아 역시 묘하게 끌림을 느끼는 터라 둘은 점점 더 가까워지게 된다.
게다가 이 영화의 국적은 바로 프랑스!!가 아닌가! ㅋㅋㅋ
기혼자들이 친구의 친구와 바람을 펴도 죄책감 따위 1도 없는 나라! ㄷㄷ
남친에게 프로포즈까지 받은 올리비아를 두고 볼 수는 없어 방법을 찾던 라파엔은 결국 비밀을 겟!
자신의 소설에서 여주 대신 남주를 죽이고 그 소설을 올리비아가 읽으면 되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라파엘은 그녀에게 연주회 직전에 새로 쓴 소설을 건네준다.
연주를 들으며 두 사람 사이의 행복했던 과거를 떠올리고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올리비아가 영화에서 연주한 곡은 무려 쇼팽이 즉흥 환상곡. 꺄아!
거의 전곡을 들을 수 있어 귀가 호강하는 시간이었다는. ㄷㄷ
올리비아도 격정적으로 연주를 하고 성공적으로 연주는 끝난다.
이제 올리비아가 연주를 마치고 소설을 다 읽고 잠이 들면 다음 날은 원래 세상이 되겠지,
다시 돌아온 세상에서 라파엘은 아내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둘은 다시 오래오래 사랑하면서 아내의 꿈도 지원하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헐... 정말 놀랍게도 그런 결말이 아니라서 개깜놀. 바로 영화가 끝나버린다.
뛰어난 연주를 하는 올리비아를 보면서 라파엘은 재능과 꿈을 빼앗은 것에 미안함을 느낀 듯.
그리고 라파엘은 한참 연주 중에 자리를 나와 어딘가로 간다. ㄷㄷ
처음에는 올리비아를 너무 사랑해서 참을 수 없어 무대로 뛰어올라가는 건가 했는데 헐...
그녀에게 주었던 자신의 원고를 다시 가져오고 쓰레기통에 버려버리는 게 아닌가.
그것은 곧 자신의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것. ㅜㅜㄷㄷ
자신의 성공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성공한 세상에서 살고 싶어하는 절절함.
그 마음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는. ㅠㅠ
올리비아와 라파엘의 사랑은 해피 엔딩이지만, 결국 라파엘의 희생이니 정말 놀랍다.
오랜만에 대박 로맨스를 본 느낌이라서 너무 좋았던 영화 러브 앳.
프랑스 영화라서 개봉 당시 인기는 없었지만 가슴 따듯해지는 로맨스 영화로 강추.
나 혼자 본 게 아쉬울 정도였는데 일본 영화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는 어떨지.
연기 못하는 일본 배우들이 프랑스 배우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기는 어렵겠지만,
뛰어난 원작과 감독의 연출력을 믿어보고 싶기는 하다. ㅎㅎ